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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111)“관습을 폐하고 자유를 허(許)하라”

노희진

전시 포스터


“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적수공권의 빈주먹만 쥔 조선의 여성이다. 발가벗은 몸뚱이로 모든 사명과 일천만 여성의 불행을 두 어깨에 지고 넓은 황야에서 울면서 달음질치는 조선의 여성이다”

1927년 일제 강점기에 『근우』 창간사에서 당시 여성이 처한 현실을 처절하게 언급한 글이 새삼스레 가슴을 아리게 했다.
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꽤나 특별한 ‘신여성 도착하다’전(2017.12.21-4.1)이 열렸다. 이번 전시의 초점은 근·현대로 진입하는 역사적 관점에서 신여성을 통해 ‘근대성’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성찰하고자 전시를 기획했다고 한다.

1부의 ‘신여성 언파레드’에서는 예술 전 분야에서 여성의 신체가 이미지로 소비된 당시 상황을 차분하게 풀어나가며 관객의 호기심과 이해를 도왔다. 2부에서는‘내가 그림이요 그림이 내가 되어’의 타이틀로 근대여성 미술가들을 소개하였다. 그 당시 사회활동이 비교적 자유로웠던 기녀 출신이 앞서서 미술계에 등장했지만 특수한 신분이라는 제약조건으로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고 미술학교나 유학파 신여성이 미술전람회 등을 통해 그 자리에 대체되며 활동영역을 넓혀 나간 점이 눈길을 끌었다. 특히, 동경미술학교 출신의 나혜석은 자신의 화업 영역을 초월하여 그 당시 금기에 가까운 사회적 관습에까지 『이혼 고백서』 등의 글을 통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남성 중심 사회에 충격을 던지고 동시에 역비판의 희생자가 되어 굴곡의 고단한 삶을 마쳤다.

마지막으로 3부의 ‘그녀가 그들의 운명이다’에서는 5인의 신여성에 대해 조명했다. 예술의 각 분야에서 시대적 한계와 시련을 극복하고자 한 무용가 최승희 등 소위 운명을 개척하며 두각을 나타낸 선각자에 대해 다양한 자료와 해석을 통해 재평가한 부분이 이번 전시의 압권이었다.

이번 전시가 근대에 이르러 등장한 신여성의 사회적 역할 및 의미와 한계 등을 다각적으로 조명한 점은 매우 의의가 있었으며, 다만 앞으로 좀 더 자료가 발굴되고 여건이 성숙되면 불꽃처럼 치열하게 살다간 나혜석의 삶을 훨씬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재평가할 수 있는 개인 생애 전시를 기대해 본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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